“누가 월드컵의 진짜 주인인지 모르겠어요.”

국가대표팀 버스의 운전기사 이윤우씨(55)는 아직도 지난 10일 미국전이 열리던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겪었던 황당한 일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이씨는 지난 10일 평상시와 다름없이 선수들을 태우고 대구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해 선수들을 내려주고 주차공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대구월드컵경기장은 선수들의 라커룸이 지하에 있는 관계로 이씨는 정상적으로 버스를 몰고 지하출입구쪽에서 들어와 출구방향으로 차를 세워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대표팀 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엉뚱하게 출구방향으로 들어와 입구쪽을 향해 세워져 있었다.

버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 한 명이 이씨에게 다가와 대표팀 버스를 빼달라고 말했다.

수성경찰서 경비과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이 경찰관은 “VIP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이니 버스를 빼달라”고 말을 한 것. 가뜩이나 미국팀의 버스가 엉뚱하게 세워져 있어 심기가 불편했던 이씨는 순간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

이씨는 “여기는 대표팀 전용 버스 주차구역이고 방향도 올바르게 세워져 있는데 왜 미국팀 버스는 가만히 놔두고 한국팀 버스를 빼라고 하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에 경찰은 “모르겠다.

상부의 지시다”며 무조건 버스를 빼달라고만 보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히딩크 감독의 운전기사 김재한씨(43)도 경찰의 엉뚱한(?) 말에 항의를 했지만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씨는 VIP들이 들어올 때마다 여러 차례 버스를 비켜주긴 했지만 끓어오르는 분통을 참을 길이 없었다.

이윤우 기사는 “월드컵의 진짜 주인은 VIP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인 것을 망각하고 있다”며 “게다가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데도 한국선수단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찰의 행정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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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씨....생각없는 꼰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