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어제 네 홈피에 들어와 한주 잘 지내라고 글을 쓰고 있는데 민재가 젖달라고 울어서 그냥 나왔어.
정화야... 이게 현실이다!
아가가 이쁜건 사실인데 분명히 그 이쁜것 만큼 큰 희생이 따른다.
나 일하고 싶어 죽겠는데 5월 1일 부터는 휴직상태잖니...
남한테 한부로 맏길수도 없고... 지금 누가 봐준다 해도 민재가
너무 어리니 아직까지는 엄마인 내 손이 필요한 것 같아서
민재만 바라보고 있어.

준비없이 아가를 가지고 낳는다는 것은... 글쎄. 모든 사람들이
닥치면 다 한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안해.
하면 하겠지 하지만 덜 행복할꺼야. 힘들거든.
남편의 많은 사랑, 이해심 글구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나도 민재 가지고 많이 고민했어.
포항에서 딱6개월만 살고 다시 서울올라오면
회사 다니려고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고.
민재가 생겼기 때문에 남편의 계획은 그대로 가는데...
난 그렇게 할수가 없었거든.

민재가지고 낳기전까지 프로젝트로 일하면서
아... 이거 엄청 힘든일이구먼... 몸으로 느꼈어.

규석씨랑 네가 알아서 결정하겠지만...
절대 신중해라... 절대... 난 무조건 나이가 되었으니...
물론 의학적으로 보면 하루라도 엄마가 젋었을때 낳는게
좋다고 하지만 난 그래도 엄마, 아빠 될 사람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2세를 생각한다는건 위험하다고 생각해...

민재 낳고 조금 우울했어.
남편도 무지 좋고, 아가도 무지 이쁜데...
내 생활이 없다는 생각에,
약간의 산후우울증도 있었단다.
지금은 현실도 받아들이고, 변함없는 남편의 사랑으로
잘 지내고 있지만, 육아... 힘든건 사실이다.

넌.. 일하고 싶어하잖니...
나 뉴욕에서 학교다닐때 정말 행복했었거든.
뉴욕에서 졸업하고 그곳에서 직장잡고
정말 진정한 뉴욕커처럼 살고 싶었어.
몇년을 준비해서 나간건데... 그래도 난 지금
같이 사는 남편이 좋았나봐... 청혼하니까..
고민을 하면서도 이 사람을 선택했다.
교수님들 엄청 말리셨지만... 난 후회안해.
내 남편이 더 소중하니까.


아가를 보면 이쁘다고 말하는걸 보니
너도 때가 되었나 보다...그래.. 넌 지혜로운 사람이니.
잘 생각하렴....

우리 한번 꼭 보자...
민재가 빨랑 커야 할텐데...

보고싶어.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고...

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