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주말이다.

그가 나의 친구들이 보고싶다 했다.
두렵다.
친구들이 나의 모습을 본다면...
찬란한 나의 내숭을 본다면...
친구들이 바쁘다 했다.
그래도 꼭 한번 보고싶다 한다.
어쩔수 없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그를 만나면 말조심하라 했다.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 하지말란다.
살인충동이 느껴진다 말했다.
친구들이 협상하자 한다.
일단 저녁은 일식집에서 먹은 후 2차는 나이트에 가자한다.
그리고 3차는 Bar에 가서 양주를 쏘라한다.
물론 나이트에서도 양주라 한다.
쳐죽일뇬들이라 욕했다.
싫으면 말라 한다.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알았다했다.

토요일... 그와 친구들의 첫대면..

친구들이 그를 보더니 실망하는 눈치다.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넣었다.

"띠발 얼굴펴... 멋지쥐?"

친구가 조용히 그리고 은밀하게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뇬의 가운데손가락을 삶아서 곰탕으로 만들고 싶다.
친구에게 메세지가 왔다.

"쥐똥만 하네... 제눈에 안경이닷"

석달열흘동안 두들겨 패도 쉬언찮을 것들...
자연산으로 2kg를 시켰다.
쳐먹기도 어쩜 저리 많이 쳐먹는쥐..
난 젓가락만 깔짝댔다.
나까지 합세한다면 오늘 그는 전재산을 탕진하고 말것이다.
친구들에게 그만먹으라고 눈치를 줬다
용양이 그에게 말했다 (성이 용씨다.. 용점순... 진짜닷..)

"더먹어도 돼요?"

용양을 조용히 불러냈다.
그녀의 배를 찌르며 굶고 왔냐 물었다.
별 시껍지 않는소리 한다며 들어가버린다.
자그마치 이십삼만팔천원이 나왔다.
그가 카드를 꺼낸다.
미안타..
쳐죽일뇬들...
친구들이 나이트를 연신 외친다.
그가 그러자 한다.
불쌍한 사람...

나이트에 갔다.
젤 비싼양주로 시킬꺼라며 연신 히죽거린다.
그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진다.
양주를 연신 퍼마셔댄다.
사람도 아니다... 친구도 아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하자 스테이지로 나가는 친구들..
나와 그를 끌어당긴다.
못이기는척 나갔다.
그가 통춤을 춘다.
아붕!!!!! 굉장히 깜찍하다.
그가 아니면 그누가 통춤을 추리오..
친구들이 들어가버린다.
그가 멋쩍어한다.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번쩍 쳐들었다.
친구들이 자지러진다.
유흥계를 떠난지 어언 한달.
오랜만에 오는 나이뚜라 적응이 안된다.
부르스타임이다.
그가 나에게 강렬한 눈빛을 보낸다.
그의 손에 이끌려 그의 품으로 폭 빠져버렸다.
배가 먼저 닿는다.
배때문에 더이상 그와 가까워질 수 없다.
숨을 최대한 들이쉬었다.
그가 생긋 웃는다.
조명발을 받은 그대.. 어찌그리 멋지신지요?
그가 사랑한다 말했다.
연신 참고있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다.
배가 튀어나온다.
갑자기 그와 멀어진다.
아씨... 쩍.팔.려!!!
친구들이 테이블을 뒤집으며 웃는다.

디스코타임으로 바꼈다.
갑자기 용양이 테이블위로 올라가더니 옷을 훌렁훌렁 벗는다.
아무래도 많이 취한듯 하다.
친구들도 얘기치 못한 용양의 행동에 놀란다.
이곳저곳에서 휘파람소리가 나온다.
그가 당황스러워한다.
그녀를 들쳐업고 얼른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앙탈을 부린다.
또다시 살인충동을 느낀다.
옆에 있는 도팍(큰돌..)에 눈길이 간다.
나의 눈에서 살기가 느껴진다.
그가 용양이 많이 취한것 같다한다.
살기가 느껴지던 나의 눈이 순한 양의 눈빛으로 변한다.

"원래는 술을 못먹는데 태민씨를 봐서 기분이 좋았나봐요. 호.호.호"

용양을 집에 바래다주었다.
용양의 엄마가 또 술쳐먹고 들어왔냐며 용양을 두들겨팬다.
십년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그가 나를 바래다준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다시 보자한다.
아무래도 술값이 너무 많이 나와 삐진듯하다.
잠이 안온다.
술값이 머릿속에 빙빙 돈다.
그의 한달월급을 나이트에 바쳤다.
인간관계를 정리 해야겠다.

자고 일어났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꽃구경을 가자한다.
양껏 꽃단장을 했다.
그의 얼굴이 밤새 헬쓱해졌다.
카드값 걱정에 잠을 못 이룬것 같다.
불쌍한 사람...
꽃이 너무나도 이쁘다.
그가 나에게 말한다.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그리고는 쓰윽.. 입에 침을 바른다.
모른척 쌩까주었다.
연신 플래쉬를 터뜨리며 환하게 웃는다.
배가 고프다며 점심을 먹자한다.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다한다.
아마도 어제 술값때문에 돈이 없나 보다.
내가 쏜다 했다.
그의 얼굴이 환해진다.
갑자기 그가 김밥 2인분을 추가한다.
만두까지...
그가 안쓰럽다.
어제 친구들때문에 너무 무리한거 아니냐 물었다.
갑자기 미세한 떨림이 느껴진다.
매일 보는것도 아닌데 한번쯤을 그렇게 해줄 수 있다한다.
그가 주먹을 불끈쥐며 얘기한다.
그리고 '한번'을 굉장히 강조한다.
생각보다 쫀쫀하지 않아 다행이다.
나같으면 술판을 엎어버렸을것이다.
그의 넓은 갑빠에 또 다시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가 김밥 1인분만 더시켜도 돼냐 묻는다.
그러라 했다.
그가 굉장히 좋아한다.
순수한 그가 좋다.
집에 돌아왔다.
침대에 누웠다.
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먹은 김밥은 정말 맛있었다한다.
아마도 공짜로 얻어먹은거라 그런가보다.
다음에 또 사준다했다.
그가 너무너무 좋아한다.

문득 그의 머리숱이 별로 없음이 걱정이 된다.
울할아버지도, 울아빠도 속알머리가 없는데.....어휴...
눈을 감았다.
오늘밤은 아마도 가위에 눌릴것 같다.
대머리 가위에.... 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