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똥꼬에서 피가 나온다.
앗.. 이게 뭐지? 핏똥?
아씨.. 디라..
똥꼬가 시리다. 인사돌을 먹을수도 없고...
앉을 때마다 욱씬거린다.
이상하다.
엄마에게 똥쌀때마다 피가 나오고 앉아있기 힘들다 했다.

"이뇬아! 치질이야"

'아니야'를 외치며 내방으로 들어갔지만 하루가 틀리게 쑥쑥자라나는 치질덩어리
들을 부정 할 수는 없었다.
큰일이다.
그가 이 사실을 안다면..
엄마가 방으로 들어온다.
늦기전에 수술을 하자한다.
못한다 했다.
그대로 두면 나중에는 손 쓸수 없을정도로 길어난다고 했다.
불안하다.
으흐흐흑....
밤새 울었다.
초췌한 모습으로 출근했다.
하루종일 치질생각에 일도 손에 안잡힌다.
이젠 화장실가는게 두렵다.
아씨.. 차라리 설사병걸리는게 낫지. 줴길...
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이다.
수술을 하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린다고 하는데..
아씨..
할수 없다.
작년에 돌아가신 큰아버지를 한번더 돌아가시게 하는수밖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퇴근안하냐 묻는다.
치질 때문에 퇴근시간도 잊어버렸나보다.
기다리고 있을테니 얼른 마무리하고 내려오라한다.
그의 차 애벨라... 왜 하필 빨강색이란 말인가?... 핏똥처럼...
차에 탔다.
욱... 똥꼬가 저려온다.
그가 몸이 안좋냐 물어본다.
아니라했다.
혈색이 안좋다한다.
혈..색... 아씨... 핏똥...
그와 차를 마시러 갔다.
그가 토마토쥬스를 시킨다.
아씨... 오늘 왜그러냐? 줴길...
그에게 말했다.
서울에 계신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며칠간 서울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고 했
다.
탁자에 고개를 쳐박고 눈싸움을 했다.
사팔이가 될 것 같다.
눈물이 찔끔 나온다.
고개를 들었다.
울지마라한다.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온다며 오바액션을 취했다.
그가 어깨를 다독거린다.
속도 모르고... 아씨.. 토마토.. 아씨..핏똥..
그가 기분도 안좋으니 집에 일찍 들어가라한다.

회사에 휴가를 냈다.
김부장이 실눈을 뜨고 쳐다본다.
애인이랑 어디 여행이라도 가냐고 묻는다.
차마 치질수술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몸이 안좋아서 서울에 검사하러 간다고 했다.
그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불안하다..
여시같은 김부장..
혹시 치질같은건 아니냐 묻는다.
당황스럽다.
추접스럽게 무슨 그딴말을 하냐며 화를 냈다.
장난으로 한말에 왜 그리 오바하냐며 뭔가 이상하다 한다.
아씨... 치질...
얼른 자리로 와서 앉았다.
웁쓰... 똥꼬에서 경련이 일어난다.
김부장이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계속 내 주위를 맴돌며 치질 얘기를 한다.
아씨.. 땀나..

"정말 치질 아니에욧"

"그래... 난 그냥 치질이 더러운게 아니다.. 이말을 하는거쥐.."

석달열흘동안 갈아마셔도 쉬언찮을 인간..
아무래도 눈치를 챈듯 하다.
위장이 안좋아 검사하러 가는거라 했다.
다른 생각하지 말라했다.
다른 생각하지도 않았다 김부장이 말한다.
회식때 돼지갈비 6인분에 맥주 한짝 먹을 때 알아봤다 한다.
책상위에 송곳이 눈에 보인다.
송곳을 들었다.
김부장 한번 송곳 한번 차례대로 노려보았다.
김부장이 점심 시간이라며 나가버린다.
하늘이 도운줄 알어.... 줴길..

점심시간에 그를 만났다.
그가 아구찜을 먹자 한다.
헉...
매운 아구찜먹고 똥쌀생각을 하니 하늘이 노랗다.
젓가락으로 까잘댔다.
그가 왜 먹지 않냐며 자신도 먹지 않겠다 한다.
남의 속도 모르고..
눈물을 흘리며 꾸역꾸역 먹었다.
그가 일인분을 추가한다.
화장실에서의 악몽이 떠오른다... 아~악... 안돼...
그가 하얀봉투를 내민다.
조의금이라한다.
아직 인사도 드리지 않았는데 이런 것 필요없다 했다.
그가 사람도리가 그렇지 않다 한다.
고맙게 받겠으며 잘 전한다 했다.

병원에 입원했다.
그가 준 봉투를 꺼냈다.
이십만원이다..
통도 크셔라...쿠쿠쿠^^
병원비 벌었다.
그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관장을 한다고 한다.
똥꼬에 이상한 물을 집어넣는다.
아씨 디라..
똥꼬가 시원하다.
십오분간 참으라한다.
십오분간 한여인의 처절한 절규가 있었으니..

"아~~~~악!!! 우~~~욱..... 헉... "

뿌지직...
변기가 넘칠 것 같다.
물을 내렸다.
아씨 따끔거려...
설사였길 망정이지 된똥 쌌으면 똥꼬 다 찢어질뻔했다.
오후에 수술을 한다한다.
벌써부터 두렵다.
수술실에 들어갔다.

"이쁘게 해주세요"

의사가 똥씹은 표정을 한다.
간호사가 웃는다.
도대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수술자세가 이상하다.
똥꼬를 하늘로 쳐든채...
아씨... 앙껏 부끄럽다.
다시는 치질에 걸리지 않으리라.

"아~~~악... "

하늘이 노랗다.
'야 이년아! 나는 니 낳다가 똥꾸녁 다 찢어지는줄 알았다'라고 말씀하셨던
중학교 동창 경희네 엄마가 생각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경희야! 애 안낳아도 똥꾸녁 찢어진다..."

ㅠ.ㅠ
줴길...
마취가 풀리자 이젠 하늘이 빨갛게 보인다.
오강에 앉아 오줌을 쌌다.
(오광임미까? 오강임미까? 요강인가? 오광은 고스톱에서 광 다섯 개일때 부르는
말같은 데...)

쓰~읍... 수술부위에 오줌이 닿았나 보다..
엄청 쓰리다.
그가 보고싶다.
눈물이 날 것 같다.
그가 준 돈봉투를 쳐다봤다.
히죽... 웃음이 나온다.

"미친뇬.."

"엄마는 왜 욕을 하고 그래?"

"울다가 웃으니까 치질걸리지..."

헉.... 저 놀라운 말갖다 붙여대기... 줴길..
얼른 퇴원해서 그를 봤으면 좋겠다.
아 오늘은 왠지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세상이 온통 빨갛게만 보인다.

핏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