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요리를 할 줄 아냐 물었다.
기본적인건 할줄 안다 거짓말을 했다.
그가 도대체 못하는게 뭐냐며
무척 자랑스럽다 한다.
요리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요리학원에 등록하러 갔다.
45만원이라한다.
그돈이면 술을 먹고 만다.
엄마에게 아양을 떨었다.
엄마가 징그럽다며 꺼지라한다.
요리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평생 시집안가고
혼자살며 엄마를 괴롭힌다 했다.
엄마의 눈빛에 미세한 떨림이 느껴진다.
어느정도 씨알이 먹힌 것 같다.
어쩜 이리 언변도 좋은쥐..
내가 봐도 난 괜찮은 여자다.
엄마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한다.
뒷날을 기약하며 온달왕자들도 보지않고 일찍 잠을 잤다.
누군가 나의 똥꼬에 불을 지른다.
"아~악"

"일어나 이뇬아"

엄마다.
요리하게 일어나라 한다.
내일부터 하자했다.
엄마가 또다시 거대한 체중을 실은 주먹을 날린다.
시집안가고 누구속을 썩일려고 이러냐며 인간도 아니라한다.
벌떡 일어났다.
침대의 거대한 흔들림으로 인해 동생이 일어났다.
요즘 딴 세상에 온 것 같다한다.
갑자기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 한다.
살인충동을 또한번 느낀다.
침대밑에 AB슬라이드를 들어올렸다.
동생이 소리를 지르며 안방으로 도망간다.
아빠와 원조교제라도 할모양이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뇬이다.
주방으로 갔다.
엄마가 눈꼽이라도 띄고 들어오라한다.
가볍게 눈꼽만 뗐다.
코딱지보다 더 큰 눈꼽이 난온다.

'아씨 디랏...'

엄마가 밥하는 것부터 가르쳐준다한다.
그렇게 쉬운건 배울필요 없다 했다.
엄마가 의외의 눈길을 보낸다.
아무래도 날 너무 과소평가한 듯 하다.
밥통이 하는거지 내가 하는거냐며 의기양양했다.
갑빠에 힘도 잔뜩 실었다.
쌀을 씻고 물을 대충 맞추고 스위치를 꼽았다.
간혹 스위치를 안꼽는 정신없는 여자들이 있다한다.
난 그네들을 이해할 수 없다.
난 완벽하기 때문에..

엄마가 콩나물을 다듬으라한다.
난 그런 초보적인 단계는 필요없다 했다.
엄마가 맞고 싶냐 묻는다.
얼른 콩나물을 받아들었다.
엄마가 콩나물 대가리만 쳐먹을꺼냐며 악을 쓴다.
뭘 잘못했는지 도통 모르겠다.
뿌리를 잘라낸 것 뿐인데...
엄마가 콩나물을 뺏는다.
다행이다. 하기 싫었었는데....

된장국을 끓인다한다.
멸치로 국물을 우려낸다음.. 어쩌고 저쩌고...
하나도 모르겠다.
난 이론보다 실전에 강하다고 했다.
엄마가 혀를 끌끌찬다.
엄마가 당신 하는대로만 따라하라한다.
대파를 썰어놓으라한다.
어떻게 써는거냐 물었다.
그런것도 모르냐며 핀잔을 준다.
가정시간에 졸았냐 묻는다.

'아씨 거참 대게 잘난척하네..'

알아서 할테니 잔소리 하지 말랬다.
대파를 다졌다.
엄마가 다진마늘은 필요없다며 파를 썰라한다.
'파'라고 했다.
엄마가 날 노려본다.
된장국에 넣는 파를 다지는뇬은 이세상에 나밖에 없을꺼라한다.
내가 개성이 좀 강하다 했다.
엄마가 나가 뒈지라한다.
죽는척 바닥에 널부러졌다.
엄마가 나를 지근지근 밟고 지나간다.

'아씨..'

할 줄 아는게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
계란후라이는 자신있게 할 수 있다 했다.
엄마가 혀를 끌끌찬다.
계란후라이도 요리냐 묻는다.
그럼 게란후라이가 먹는거지 얼굴에 바르는거냐며 대들었다.
엄마가 바보같은게 화도 낼줄 아냐며 묻는다.
보란 듯이 기똥찬 계란후라이를 만들겠다 했다.
후라이에 똥들어가면 못먹는다 한다.
엄마의 썰렁한 유머에 상처를 받았다.
엄마가 처음이니 대충하라 했다.

씻고 나왔다.
식탁에 올려진 계란후라이를 보며 갑빠에 잔뜩 힘을 주었다.
엄마가 힘빼라한다.
가볍을 힘을 뺐다.
엄마가 비웃는다.
다시 갑빠에 힘을 주었다.
엄마가 시계붕알처럼 줏대도 없다 했다.
나는 붕알이 없다며 키득키득 웃었다.
아빠가 마른기침을 한다.
동생이 날 노려본다.
도대체 유머가 통하지 않는 집구석이다.
식탁에 앉았다.
엄마가 밥통을 연다.
갑빠에 더더욱 힘이 들어간다.
주걱을 내려놓고 국자를 든다.
뭔가 이상하다.
아빠가 왠 죽이냐 묻는다.
엄마가 큰딸뇬한테 물어보라한다.
아빠가 나를 쳐다본신다.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아빠가 안방에 들어가신다.
50만원을 주신다.
요리학원에 등록하라한다.
'야호!' 만세를 불렀다.
엄마가 다시 뺏는다.
요리학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을거라 한다.
엄마밑에서 요리를 배워야된다 한다.

"엄마! 내가 엄마 시다바리가?"

엄마가 어디서 그딴말은 주워들었냐묻는다.
원래 박식하다 그랬다.
엄마가 혀를 끌끌찬다.
냉동실에 있는 떡고물을 빼라한다.
떡고물을 밥에 비빈다.
엄마가 이런게 떡밥이라 말씀하신다.
죽밥에 떡고물을 넣고 설탕을 조금넣은후 동그랗게 만들었다.
봉다리에 차곡차곡 집어넣는다.
회사에 가서 점심에 먹으라한다.
쪽팔리다며 안가지고 간다 앙탈을 부렸다.
그럼 일주일동안 밥을 먹지 말라한다.
조용히 받아들고 출근을 했다.
콩나물뿌리들이 나의 목을 감는다.
그리고 떡밥으로 나를 맹렬히 공격한다.

"안돼!!!!"

깜짝 잠이 들었나보다.
아차차....
세정거장이나 지났다.
또 지각이다.
김부장이 연애도 좋지만 일도 열심히 하라한다.
그러면서 넌지시 결혼은 언제할꺼냐 묻는다.
결혼해도 계속 다닐테니 신경쓰지 말라했다.
김부장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샘통이닷'

점심시간이다.
차마 떡밥을 내놓을 수 없었다.
핸드백에 집어넣었다.
퇴근시간이 마냥 기다려진다.
일도 손에 안잡힌다.
그의 차 애벨라가 날 기다린다.
언제보아도 늠름한 그의 갑빠..
그리고 그의 애마... 애.벨.라.....
그가 저녁을 먹으러가자한다.
그를 위해 맛있는 신종 떡을 준비했다 했다.
커피숖에 들어갔다.
제일 후미진쪽으로 들어갔다.
그의 앞에 떡밥 봉다리를 내놓았다.
그아 두눈을 반짝거리며 떡밥을 쳐다본다.
봉다리를 펼쳐든다.
이런 떡도 있었냐 묻는다.
원래는 인절미 만들 때 넣는 떡고물인데 간혹 그렇게도 만든다 했다.
그가 한입 베어문다.
그가 주스를 단숨에 마셔버린다.
말로만 듣던 원샷! 노브레이크다.
그리고 맛은 있는데 속이 안좋아 더 못먹겠다 한다.
성의를 생각해 하나만 더먹으라 했다.
떡밥을 집어든 그의 손이 떨린다.
하나를 입에 넣고는 씹지도 않고 삼킨다.
씹기에도 아까운 맛인가보다.
그가 물로 입안을 헹군 후 말한다.

"저 때문에 다시는 이런 고생하지마요"

그대를 위해서라면 이런것쯤은 고생도 아니라했다.
그가 극구 말린다.
다시는 하지말라며 내손을 꼬∼옥 잡는다.
손가락이 아프다.
알았다했다.
힘도 무쟈게 좋은 것 같다.
작은고추가 맵다더니...킥킥킥^^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고싶다 했다.
피곤하냐 묻는다.
회사일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 묻는다.
아침에 요리를 배우기 때문에 일찍 일어난다 했다.
할줄 아는데 왜 또 배우냐 묻는다.
등줄기에 거때한 땀궁물이 쥘..쥘.. 흐른다.
할줄은 알지만 더 잘하기 위해서 배운다했다.
그가 나에게 멋있는 여자라 칭찬한다.
속도 모르고 자꾸 칭찬하는 그에게 미안한 생각이든다.
내일아침부터는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방금 도착했다 한다.
방금 헤어졌는데도 보고싶다 한다.
뭐하고 있냐 묻는다.
신종 떡을 먹고 있다했다.
그가 갑자기 헛구역질을 한다.
왜그러냐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라한다.
아무래도 떡밥이 너무 먹고싶어 그런가보다.
다음엔 더 맛있는 떡밥을 싸다줘야지 생각했다.
내가 고생할까봐 걱정하는 그의 모습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날 너무 아껴주는 것 같다.
그의 그런 마음 씀씀이가 너무나도 고맙다.